항공우주 이야기

미국 DARPA의 다이달로스 프로젝트: 우주를 더 가깝게

seanny boy 2023. 2. 2. 23:07

 

<다가온 우주>

최근 몇 년 우주가 훌쩍 다가온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실제로(!) 우주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위성을 우주에 올리는 비용이 비쌌기 때문에 지금처럼 많이 그리고 자주 쏘아 올리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소수의 위성으로 최대한 넓은 영역을 커버하기 위해 먼 궤도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멀리 떨어져서 봐야 산 전체를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그 결과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했던 것은 데이터의 속도와 품질

최근 기술의 발달로 우주 입장료가 크게 낮아졌다. 덕분에 다수의 위성을 지구에서 가까운 궤도(LEO: Leo Earth Orbit)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거칠게 묘사하자면, 무리가 각자 훑어져 구석구석 관찰한 광경을 하나로 모아서 조감도를 완성하는 식. 산의 전반적인 모습은 물론 숨어 있는 나무, 돌, 언제나 반겨주는 산고양이까지 세밀한 풍경이 모두 담긴 풍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것)

물리적으로 위성이 가까워진 덕분에 우주 비즈니스 시대의 구현도 성큼 우리 결에 다가왔다. LEO에 배치된 위성은 과거보다 훨씬 ‘선명한 통신과 고화질의 영상’을 ‘빠른 속도’로 제공한다. ‘지리적 제약에서 자유롭다’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한적 용도로만 사용되었던 위성데이터의 잠재력이 순식간에 확장된 것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

미국 DARPA가 위성들을 지금보다 더 가까운 궤도에 배치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다이달로스

다이달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루스와 함께 하늘을 날았던 인물이다. 지나치게 높게 날려고 하다가 태양에 불타 추락한 이카루스와 달리 다이달로스는 적당한 고도를 유지해 살아남았다

* 정작 날개를 만든 것은 다이달로스이지만 사람들은 이카루스만 기억한다, 어떤 삶의 방식을 선호하는지는 각자의 몫 *

다이달로스 프로젝트의 목표는 초저궤도, 일명 VLEO (고도 200~450km)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위성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앞으로 51개월에 걸쳐 우주기업들과 협조하여 VLEO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위성 컨셉을 연구하게 될 예정이다

DARPA가 LEO (~약 1,500km)에서 따로 VLEO로 구분한 초근접지대, 어쩌면 최고의 명당이 될 수도 있을 이곳은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지구 대기권에 가까울수록 궤도를 서서히 이탈, 타버릴 가능성이 커진다. 다이달로스처럼 최대한 낮게, 하지만 대기권에 끌려 들어가 타버리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위성을 만들겠다는 것. 공기저항으로 인한 마찰과 온도 변화를 버티기 위한 재설계 등 기술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 DARPA의 SNS에 달린 댓글 중 “그거 다 신경 써서 위성을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차라리 탑재체 성능을 개량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 이란 댓글이 눈에 띄었다 *

<가까이, 더 가까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LEO 위성도 현실성이 없다고 여겨졌던 시대가 있었다 (정확히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거의 모든 것들이 한때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이다). 만일 성공한다면 우주와의 거리를 어마어마하게 좁힐 수 있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