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7

친환경 비행기: 대체 어디부터가 녹색이냐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약 2%가 항공에서 나오며 이는 영국이 배출하는 탄소 총합과 맞먹는 규모다...' 그린 택소노미는 정부가 무엇이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되는 ‘그린 경제활동’인지 공식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정부가 부여하는 그린 인증. EU가 그 선두에 있고 다른 나라들도 도입을 검토 중. 정부지원, 투자를 좌우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유럽의 항공산업 택소노미 포함을 둘러싸고 환경단체가 ‘그린워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장에 따르면 현재 유럽집행위원회가 설계한 기준을 적용했을 때 Airbus 전체 수주잔고의 약 90%가 녹색으로 분류된다는 것. 반면 업계는 지금 당장 탄소제로 항공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모든 노력..

하늘의 호텔 A380로 읽는 사업의 본질

- 2007년, 첫 A380이 서비스를 시작 - 2012년, A380을 더 크게 만든 A380plus(!!!) 개발계획을 발표 - 2017년, 에어버스가 A380은 10년 후에도 건재할 것이라 주장 - 2019년, 에어버스가 A380 생산중단 계획을 발표함 - 2021년, 최후의 A380 비행기가 Emirates에 인도됨 ​ Boeing의 B747이 독점하고 있던 대형 항공기 시장. 이 독점구조를 깨려고 Airbus가 야심 차게 들고 나온 것이 A380이다. B747보다 약 20~30% 더 크고 (최대 860여 명 탑승) 2층 구조에 샤워룸 등 다양한 편의 시설로 무장해 ‘하늘의 호텔’이라고 불렸다 ​ 시작은 좋았다. 넓은 공간과 럭셔리 시설로 세간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1,500여 개의 회사가 힘을 모..

코로나의 악몽: 항공업, 기사회생 가능할까

IATA(The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가 2022년 항공여행 시장 결산을 발표했다. 결과는 매우 고무적, 코로나로부터의 일상 회복에 힘입어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RPK (Revenue Passenger Kilometers: 1 RPK는 여객 1명을 1km 운송한 것을 말한다) 기준 2022년은 2021년 대비 무려 65%나 증가해 2019년의 69% 규모로 회복되었다 특히 타격이 컸던 국제선이 전년 대비 153%나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 영향이 적었던 국내선도 11% 성장, 코로나 직전 대비 80% 수준까지 회복해 ‘역병’의 상처를 거의 다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단 지역별로는 다소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선은 다른 지역보다 규..

Boeing의 2023년 인력 계획: 기술진은 늘리고 관리자는 줄이고

'서양은 직선사관으로 역사를 읽는다. 그 속에서 인류는 완벽한 세상이란 종착지를 향해 달려간다. 반면 동양은 역사가 반복된다는 순환사관을 믿는다, “나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반드시 나누어진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삼국지처럼' ​ Boeing이 2023년 새해에 1만 명을 추가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작년 수준(2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리해고 움직임이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와중에 들려온 소식이라 눈에 띈다. 함께 지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MS가 1만 명을 해고할 계획을 공개한 직후라 더욱 그렇다 ​ * 한때 16만 명이 넘는 인력을 고용했던 Boeing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14만 명까지 그 규모가 줄었는데 작년에 공격적으로 조직을 키워 기존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

일본, MRJ 항공기 개발계획 포기하다

'제조강국 일본, 그 포트폴리오에서 모자란 단 하나의 피스' ​ 미쓰비시 중공업 (이하 MHI로 약칭)가 SpaceJet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비보라면 비보인데 분위기는 알리는 사람도 듣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덤덤했다. 이미 프로그램이 좀비가 된 지 오래됐고 안락사 버튼을 누를 때만 기다리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 제조강국이자 이미 1910년대에 비행기를 만든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국산 민항기가 없다는 것은 자존심 구기는 일, 일본은 1986년에 소형기(~10인승) 혼다젯 개발에 착수한다 ​ 하지만 항공기 개발은 자동차와는 난이도의 차원이 달랐다. 연구소를 미국에 설치하고 GE와 2인 3각 파트너십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은 난항을 거듭했다. 혼다젯이 FAA 감항인증을 받은 것은 2015년, ..

항공업 '천하삼분지계: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

중국의 꿈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에 그치지 않고 이노베이션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꿈은, 심지어는 중국과 같은 대국도,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단지 국제협력이 아니라 이민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것이 다를 뿐. 일론 머스크도 태생은 남아공이다 * 작년(7월) 중국이 에어버스 항공기 292대 구매 계약(우리 돈으로 약 40조 원)을 체결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에어버스의 마음이 마냥 편하기만 하진 않았을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갈수록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 (비록 중국 항공사들의 신토불이 정신 덕분이긴 하지만). 중국이 개발한 첫 중형기인 C919은 이미 32개 고객사로부터 천대가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 하지..

항공산업 삼국지: Boeing, Airbus, 그리고 중국

★ 지구는 둥그니까... 앞으로 앞으로 ​ 21세기에 항공산업은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긴 호황을 누렸다. 제3 세계의 경제 수준이 올라간 덕분에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Boeing과 Airbus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더 많이, 더 빨리, 더 싸게' 만들 것을 요구받았다 - 소위 표준 계약이란 것에 '주문을 넣기 전에 알아서 (업체 부담으로) 재고를 쌓아 놔야 한다는 조항이 달려 있던 시절이다... 세게는 더 가까워지고 사람들은 더 자주 공항을 이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마치 상식처럼 받아들여졌다 ​ 성장을 견인한 가장 큰 엔진은 중국이었다. 항공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유럽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 더 무서운 것은 그 성장세인데 Boeing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