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

춘추전국 in 우주: 미국의 합종 vs 중국의 연횡

지난 2021년 중국과 러시아가 달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반응이 뜨거웠다.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놀라운 성과를 연달아 거둔 중국과 냉전 시대부터 쌓아온 기술력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조합은 막강해 보였다 하지만 둘의 조합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지상에서 벌어지는 문제만으로도 벅차) 우주에 투자할 여력이 없고 기술력도 이미 상당 부분 중국에 따라 잡히거나 심지어는 역전당한 러시아가 중국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 것이란 주장. 중국이 연합에서 기대하는 것은 실질적인 이익이 아닌 반미 연합이라는 상징성일 뿐이란 분석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주가 강력한 소프트파워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중국은 우주에서 자국이 거둔 ..

항공업 '천하삼분지계: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

중국의 꿈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에 그치지 않고 이노베이션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꿈은, 심지어는 중국과 같은 대국도,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단지 국제협력이 아니라 이민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것이 다를 뿐. 일론 머스크도 태생은 남아공이다 * 작년(7월) 중국이 에어버스 항공기 292대 구매 계약(우리 돈으로 약 40조 원)을 체결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에어버스의 마음이 마냥 편하기만 하진 않았을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갈수록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 (비록 중국 항공사들의 신토불이 정신 덕분이긴 하지만). 중국이 개발한 첫 중형기인 C919은 이미 32개 고객사로부터 천대가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 하지..

방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당신은 제다이인가 시스로드인가

' 최근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미국 친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타워즈를 빗대어 민수사업부는 Light Side, 방산사업부는 Dark Side (다스베이더)라고 부르는데 같은 사람도 사업부가 바뀌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 ' ​ 방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비 경쟁을 쫓아갈 수 있는 '양적 역량'과 빠르게 바뀌고 있는 전쟁에 적응할 수 있는 '질적 역량'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 ★ 최후의 만찬, 그리고 합종연횡 ​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에 따라 방산도 여러 차례 리빌딩을 거쳐왔다. 1993년에 미국의 국방부 차관 (94년에 장관으로 승격한 것을 보니 이때에도 이미 실세였던 것으로 보인다) William Perry는 미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의..

세상 이야기 2023.01.26

우주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긴 위기와 기회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주에 미친 영향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에서 우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러시아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양대 주주이자 SpaceX에게 밀리기 전까지 세계 발사체 시장을 석권했던 나라, 그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전도 양면이 있듯이 우크라이나 전쟁도 우주산업에 시련의 혹한과 새로운 기회라는 훈풍을 함께 몰고 왔다, 이제는 앞으로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중요. Supply Chain Disrupted 전 세계가 '미국'과 '러시아-중국'을 두 축으로 헤쳐 모이는 중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말 그대로 한 순간에 진행되는 바람에 러시아 (그리고 종종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우주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가 빠져버린 상황을 감안한 플랜 B가 없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