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스페이스X, You've done it again

seanny boy 2023. 1. 5. 20:01

[스페이스X, You've done it again]

 

스페이스X가 또 한 번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총 7.5억 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하였다. 이로써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도 1,370억 달러로 고점을 갱신했다. 우주항공 산업의 터줏대감인 Lockheed Martin (1,272억 달러), Boeing(1,213억 달러)를 능가하는 규모다.

 

(그리 길지 않은) 내 생애를 돌이켜 보았을 때, 기업이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넘어 시대정신 그 자체가 된 적이 딱 3번 있었던 것 같다.

 - Microsoft, PC 시대의 상징

 - Apple, 모바일 시대의 상징

 - 그리고 이제 Space X, 우주 시대의 상징

 

우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스페이스X는 알고 있다. 간지 나는 네이밍, 언제 봐도 황홀한 팰컨 9의 자태, 화성에 도시를 짓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장대한 (다른 사람이 말했으면 사이비 교주로 몰렸을) 꿈이 더해져 한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매년 리즈 갱신]

 

지난 2022년에도 스페이스X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구는 온갖 악재들 틈에서 얼어붙고 있는데 스페이스X 혼자 뜨겁게 타오르며 우주로 솟구치는 듯하다. 

 

한 해 동안 스페이스X는 총 61회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이것은 작년에 인류가 우주에 올린 로켓 전체(178회)의 35% 에 달하는 것이다. 기업체 중에서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군, 정부까지 포함해서 비교해도 압도적 1위다. 전년 대비 비교로도 횟수는 31회에서 61회로 더블링, 점유율은 23%에서 35%로 급증했다 (나의 라이벌은 오직 과거의 나뿐이지... 근데 그마저도 상대가 안되는군)

 

발사체 보유국(e.g. 중국)들이 정치적 이유로 자국 시장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논리에 따라 로켓을 선택하는 고객은 스페이스X가 싹쓸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1회의 발사가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100% 성공률을 기록했고, 로켓을 재사용한 비율이 80%가 넘는다는 것도 경이롭다(and 경악스럽다).

 

작년은 스타링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해이기도 했다, 2020년 북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되기는 요원해 보였다. 그랬던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 위력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서비스 지역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작년에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중 우리나라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심지어 가입 예정국 명단에는 소말리아도 있다, 직접 구매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제공하는 지원 중 하나인지는 모르겠으나...

 

[SpaceX Inspiration]

 

하지만 미국에 스페이스X가 지닌 의의는 이러한 가시적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스페이스X가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 발사를 준비할 때 Jim Bridenstine NASA 국장(2018~2021)은 ‘이제 여러분은 미국이 다시 놀라운 일을 해내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 최고, 최강에 익숙했던 미국은 응급실에 공급할 마스크도 만들지 못해 허덕이는 굴욕을 겪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제 미국에 남은 제조업은 제지업(달러 뿌리기)뿐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스페이스X는 이런 미국의 자존심을 다시 살려주었다, 아직도 미국 제품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애플이 먼저지만, 대부분의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애플과 달리(아이폰 13 기준 미국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 스페이스X는 거의 모든 제품을 미국 땅에서 직접 만든다. 

 

미래를 향한 선두에 여전히 미국이 서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도 의미가 크다, 스페이스X는 NASA를 멋지게, 우주는 가깝게, 미국인들(특히 젊은이들)의 가슴은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스페이스X의 가장 큰 의의는 재사용발사체의 가격 혁명이나 스타링크가 열고 있는 초연결 세계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새로운 영감이다, Inspiration4!

 

4(for) 뒤에 각자 마음에 떠오르는 단어를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네이밍의 매력 포인트, 나 혼자 오버해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때

 

[2023년 올해도 리즈 갱신은 계속된다]

 

(비록 트위터 인수에 묻힌 감이 있지만) 2023년도 스페이스X에게는 매우 바쁜 한 해가 될 예정이다. 올해는 이 회사가 뭘 어디까지 보여줄지 기대된다.

 

'2023년 목표 발사 횟수, 무려 100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야심 찬 계획이지만... 왠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게임체인저가 될 진정한 슈퍼 로켓의 등장' Starship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성공하면 차원이 다른 우주 수송 능력으로 우주개발에 가속이 붙을 것 

 

'최초의 민간인 우주 유영'  여행 만도 대단한 것인데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이야기… 로켓, 우주선, 우주복까지 모두 메이드 바이 스페이스X

 

'스타링크의 서비스 지역의 대대적인 확대' 서구에 국한되어 있던 서비스 지역이 내년에는 아시아(한국, 동남아의 대부분), 남미(페루, 콜롬비아 등) 심지어 아프리카(앙골라, 케냐 등)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미국의 몇몇 적성국을 제외한, 사실상 전 세계와 서비스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