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친환경 비행기: 대체 어디부터가 녹색이냐

seanny boy 2023. 2. 19. 09:57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약 2%가 항공에서 나오며 이는 영국이 배출하는 탄소 총합과 맞먹는 규모다...'

 

그린 택소노미는 정부가 무엇이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되는 ‘그린 경제활동’인지 공식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정부가 부여하는 그린 인증. EU가 그 선두에 있고 다른 나라들도 도입을 검토 중. 정부지원, 투자를 좌우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항공산업 택소노미 포함을 둘러싸고 환경단체가 ‘그린워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장에 따르면 현재 유럽집행위원회가 설계한 기준을 적용했을 때 Airbus 전체 수주잔고의 약 90%가 녹색으로 분류된다는 것. 반면 업계는 지금 당장 탄소제로 항공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모든 노력에 잘했어요 인증을 부여해야 기업들이 친환경 기술 투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항공산업이 친환경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Airbus는 약 7,300여 대의 수주잔고를 가지고 있는데 이 중 약 80%를 차지하는 A320Neo는 전 모델에 비해 약 20~30% 연료 효율이 개선됐다. 하지만 검정이 회색이 되었다고 그걸 녹색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의문. 수소, 전기비행기와 같이 진짜 친환경 비행기만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항공은 수백 조원이 넘는 거대한 산업이며 타 산업 파급효과까지 더하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자유무역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던 시절에도 미국과 유럽이 항공시장을 둘러싸고 노골적으로 자국 기업을 보호하며 내로남불로 일관한 이유다. 국제질서가 ‘각자도생’ 분위기로 흐르며 다들 경쟁적으로 보호무역 조치를 꺼내 들고 있는데 환경을 이유로 지원을 줄이는 것은 부담이다. 전기, 수소 연료전지, 바이오 연료 등 새로운 대안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교체하려면 시간(그리고 돈)이 더 필요한데 여전히 시꺼멓다며 채찍질만 해선 안된다는 것

작년에는 가스와 원자력이 과연 ‘녹색’이냐는 주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유럽연합이 택소노미 포함을 결정하자 일부 국가 그리고 환경단체들이 유럽재판소에 제소할 뜻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항공을 둘러싼 논란이 그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그 결과가 만장일치는 아닐 듯. 추후 진행과정에서 과연 항공은 얼마나 빨리 친환경에 당도할 수 있는가 또는 당도해야 하는가를 놓고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줄 다양한 논의들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도 작년부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소위 K-택소노미라고 부르더라, 근데… 세상에 K로 시작하는 나라가 Korea 밖에 없나?)를 마련하고 시범단계에 들어섰다, 여기에는 항공기 제조도 포함. 구체적인 인증 기준 그리고 채찍과 당근을 이제부터 만들어 나가야 할 텐데 이 과정에서 유럽의 선례가 줄 영향도 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