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인도의 실용 외교 (ask 양다리 외교), 우주까지

seanny boy 2023. 2. 20. 21:14

 

서방과 중국, 러시아 간의 힘겨루기가 치열해질수록 캐스팅 보트로서 인도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마이웨이 하이웨이를 외치며 실리를 챙기는 인도의 유연함은 지정학적으로 숨 막히는 위치에 놓여있는 우리나라로선 부러울 따름이다

이에 미국은 대대적인 선물 공세에 나섰다. 지난 1월 미국-인도 양국은 기술 협의체 iCET(initiative on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y)를 출범시켰다.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이며 반도체, 양자 컴퓨터, 인공지능, 국방, 우주 등 중요하고(+민감한) 분야가 두루 포함되어 있다

기술 유출에 극도로 민감한 미국이? 겉으로만 요란한 Show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사라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GE가 인도와 제트 엔진을 공동 개발하는 계획을 공개한 것. 여기에 인도의 반도체 생태계 개발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최근에는 우주도 미국-인도 외교의 중요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에 열린 CSJWG (Civil Space Joint Working Group) 미팅에서 양국은 상호 우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당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NISAR (NASA + ISRO + SAR) 미션. 생태계 관측, 재난 대응 등 지구관측 데이터의 평화로운 사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공유가 목적이다 (라고 하지만 우주는 대표적인 민군겸용 기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주탐사 협력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고 한다. 그동안 인도는 탐사 쪽은 주로 러시아와 협력해 왔다. 만일 미국이 러시아를 대신해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면 우주탐사 강국을 꿈꾸는 인도에게 적잖은 도움이 될 것. 올해 말 인도를 방문하기로 되어 있는 NASA 청장의 가방에 이런 계획들이 담겨 있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한발 더 나아가 아르테미스 가입서를 들고 올지도?

우리나라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도는 이미 우주 강국이다. 인도가 우주청(ISRO)을 설치한 것은 1969년. 이후 1980년 자력으로 위성발사, 2008년 달 탐사선 발사, 2014년 화성 탐사선 발사를 차례로 이뤘다. 올해에는 인도 최초의 달 착륙 미션과 유인 궤도 비행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의 우주 로드맵과 비교했을 때 대충 10~20년 정도 앞서고 있는 셈

그런 인도가 이제는 자신들의 외교를 무기 삼아 한층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우리도 미국뿐 아니라(이건 기본)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국가들과 좀 더 다채로운 우주 외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주는 혼자 가기엔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