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말(정확히는 27일), 달 궤도에 안착한 다누리는 지금도 열심히 달을 돌면서 관측 미션을 수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의 달 미션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후속 미션으로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이 기획 단계에 있다.
달 궤도선 (2016~2022) vs 달 착륙선 (2024~2033)
■ 총 사업비: 21백억 원 vs 63백억 원
■ 미션: ‘달을 궤도에서 관찰’ vs ‘달 표면에 내려 탐사’
■ 로켓: ‘스페이스X의 팰컨 9을 사용’ vs ‘누리호 다음 모델로 개발 예정인 국산 발사체를 사용’
누리호로 확보한 자력 발사체 역량을 독자적인 우주 탐사 역량으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달 착륙선은 최근 예타를 통과한 차세대발사체와 한 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달 착륙선의 개발 일정(~2033)도 차세대발사체의 개발 일정에 맞춰서 짜여 있다 (우리 로켓으로 달에 가겠다는 목표를 내려놓으면 보다 빨리, 쉽게 달에 갈 수 있겠지만 그래서는 반 쪽의 성공에 불과할 것)
달 착륙선 개발 일정
2023년: 예타 완료
2024년: 사업 착수 및 요구도 설정
2026년: 예비설계 검토 회의 (PDR)
2028년: 상세설계 검토 회의 (CDR)
2031년: 착륙 과정을 시험하기 검증선 발사
2032년: 실제로 미션을 수행할 착륙선 발사
이제 달에 다녀온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의 달 착륙도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달에 영구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착륙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거기 실릴 탑재체들.
■ 탐사 로버: 달 표면을 이동, 정찰할 수 있는 '모빌리티 기술' 실증
■ 월면토 휘발성 추출기: 달 자원을 추출, 분석하는 '우주자원 기술' 실증
■ 원자력전지 소형 전력장치: 원자력으로 우주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에너지 기술' 실증
아직까지 미국, 러시아, 중국만 성공한 달 착륙에 우리가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지만 그 과정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누리로 달 탐사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달 표면에 실제로 착륙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개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 다누리도 진행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가 여러 차례 뒤집히며 난파를 겪었다. 과연 변덕스러운 우리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달 착륙선 프로젝트에 꾸준한 지지와 후원을 보낼 수 있을까?
무리해서 일정을 강행하지 않고 '언제나 내실 우선으로', 실패를 끝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으로 '용인해 주는 마음'이 없으면 달 착륙선도 다누리처럼 외풍에 흔들리는 힘든 시기를 겪게 될 것이다.
우리의 달 탐사를 어떻게 글로벌 우주개발과 연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2032년이면 미국과 중국이 한참 달에 유인 기지를 세우고 있을 때다. ‘자력 우주탐사’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우주 선진국들과 전략적 연대 없이 우리 혼자만의 축제에 그치면 안 된다.
애초에 미국이 'ITAR 규제를 완화'해 주지 않으면 우리 발사체로 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부품이 들어간 위성, 우주선을 다른 나라 발사체로 쏘아 올리려면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달 탐사는 물론, 힘들게 개발한 국산 발사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다행히도 정부는 달 탐사에 적극적인 모양새.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한미 우주협력을 발전시켜, 달 착륙 미션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달 개척에서 일 획을 맡아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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