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아마존도 쏜다, 우주인터넷: 우주가 돈 낭비라는 착각... 버려야 한다

seanny boy 2023. 1. 10. 20:34

'아마존도 쏜다'

아마존이 올 1월 중으로 우주인터넷 ‘카이퍼 프로젝트’를 위한 위성 2기를 쏘아 올릴 예정이다.

 

위성을 업고 갈 로켓은 ULA의 Vulcan Centaur (첫 비행이다). 마음 같아선 형제인 Blue Origin의 로켓을 쓰고 싶었겠지만 New Glenn의 완성을 기다릴 수 없어서 선택한 차선책.

하지만 Vulcan Centaur에 Blue Origin이 만든 BE-4 엔진이 장착되니 여전히 그 의의는 크다, 엔진-발사체-위성 모두 최초 시도라는 (괜찮은 거 맞지?)

'3등은 기억해 주지 않아'

 

선두주자들에게 묻혀버린 감이 크지만, Blue Origin은 오랫동안 우주인터넷 구축을 준비해 왔다. 2019년에 계획을 발표한 뒤 곧바로 사업에 착수, 2020년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로부터 총 3,326기의 위성 배치를 승인받았다 (26년까지 절반, 29년까지 나머지를 배치하는 조건으로 발사 Window 확보)

 

SpaceX, OneWeb이 착실하게 위성을 쏘아 올리며 서비스 지역을 넓혀가는데 비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과연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다른 회사도 아니고 아마존인 만큼 자금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알려진 투자액이 100억 달러 플러스알파라고)

'우주와 통신 혁명'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케이블 기반이다.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송수신하는 전파 신호는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기지국에 모인 뒤 유선 케이블을 거쳐서 전송된다, 아직도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케이블 통신 시스템은 초기 구축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국토가 작고 인구가 밀집한 천혜의 조건 (이게 좋을 때도 있네)을 갖춘 우리나라가 예외적인 것으로 도시화가 덜 된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프라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장벽 때문에 수십억 명의 인구가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기회손실은 막대하다.

'정답은 우주'

사실 위성통신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단 위성을 올리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위성을 많이 올리기가 어려웠고, 적은 숫자의 위성으로 넓은 지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지구에서 먼 궤도(정지궤도)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통신 지연시간이 너무 길다는 치명적 단점으로 케이블 통신과의 경쟁에서 패배, 케이블 접근이 어려운 사각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보완재’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발사체 재사용 등 기술혁신이 연이어 일어난 덕분에 위성을 우주에 올리는 것이 훨씬 싸고 쉬워졌다. 지구에 가까운 궤도(저궤도)에 대량의 위성을 군집으로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

 

'저궤도 위성통신은 전략 자산'

덕분에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선명한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통신위성을 미래 인프라로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테나만 있으면 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통신망 대비 접근성과 연결성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네트워크 구현이 필수인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이 우주에 꽂혀있는 이유다.

워낙 잠재적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주요 각국들도 달려들고 있다. (영국이 Brexit로 딴 살림을 차려서 나가자) 유럽은 자체 위성통신 시스템 구축에 8조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국도 만 개가 넘는 위성을 띄울 계획(궈왕)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나라, 기업들이 진출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저궤도는 더더욱 붐비게 될 예정이다 (경쟁이 너무 심해지기 전에 교통정리가 필요할 듯...)

 

'우리는?'

 

저궤도 군집위성 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앞두고 있다(2번째 도전이다, 건승을 빈다!) 정부에서도 6G와 위성통신을 중요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정책 추진 동력은 충분하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전통의 통신 강국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상대라고 해서 처음부터 쫄 필요는 없다 (그런 식이면 Naver도 탄생 불가) 미래 첨단 산업을 위한 국내 인프라 확보 측면에서 위성통신은 반드시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통신위성 부품 쪽으로 수출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다들 수천수만 개 위성을 올린다고 하니... 위성 제작도 안정적인 수요가 기대되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