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NASA의 민간 투자: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seanny boy 2023. 1. 22. 14:58

발사체를 넘어 이제 우주개발에까지 직접 나서는 미국의 우주기업들. 하지만 그들이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걸음마를 먼저 떼야 뛰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처럼, 쟁쟁한 미국 기업들도 NASA의 전략적인 인큐베이팅을 거쳐 한걸음 한걸음 내디뎌 여기까지 왔다

 

 

★ 비용절감을 위해 시작한 '민간 아웃소싱'

 

COTS (Commercial Orbital Transporation Service) 2006 ~ 2013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급을 유지하기 위한 발사체를 민간 주도로 개발하는 프로젝트. Lockheed Martin, Boeing 등 거물들을 포함해 여러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적으로 선정된 것은 SpaceX와 Rocketplane Kistler이었다. 단 후자는 개발에 난항을 겪다가 결국 중도 탈락, 도중에 Orbital(이후 Northrob Grumman이 인수)로 대체됐다

오늘의 SpaceX를 있게 해준 팰컨 9와 드래건을 탄생시킨 사업이다. 사실상 뉴스페이스의 막을 연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SpaceX가 팰컨 9을 개발하는데 든 돈은 약 3억 달러였는데 NASA는 만일 팰컨 9을 직접 개발했으면 40억 달러가 넘게 들었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이제 직접 수송을 해보시죠

 

CRS-1 (Commercial Resupply Service) 2008 ~

 

COTS 사업의 주인공인 SpaceX와 Orbital에게 국제우주정거장으로의 수송 서비스를 맡겼다. SpaceX는 2012년에 첫 미션을 마쳤고, 2020년까지 총 20회의 미션 중 19회를 성공적으로 완수. Orbital은 개발이 늦어져 2014년에 첫 미션 성공, 이후 총 11회 가운데 10번을 성공했다

 

CRS-2 (Commercial Resupply Service) 2019 ~

 

Lockheed Martin 등 쟁쟁한 이름의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반전'은 없었다. 기존의 사업자에 Sierra Nevada가 추가된 3사가 2026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으로의 공급을 맡게 될 예정이다. 단 Sierra는 개발이 늦어져 2023년에야 비로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인 수송이 가능하면 사람을 보낼 수도 있겠지

 

CCP (Commercial Crew Program) 2011 ~

미국은 우주왕복선(2011) 퇴역 이후 외국의 도움이 없으면 사람을 우주에 보낼 수 없는 처지였다

■ 1단계: 민간의 유인 우주여행 연구를 펀딩

■ 2단계: 실제로 업체들을 선정해 개발 진행

■ 3단계: 최종 선정된 SpaceX와 Boeing이 본격적인 우주선 개발에 착수

2020년, SpaceX가 미션에 성공해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인을 수송한 민간기업이 됐다. SpaceX의 성공을 노심초사 지켜봐야만 했던 Boeing도 2022년 첫 도킹에 성공

이때 고배를 마신 Blue Origin은 따로 독립적으로 연구를 계속해 '궤도 우주선'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Sierra는 이때의 연구물을 Modify 해서 CRS-2에 합류하게 된다

아예 정거장도 민간이 만드는 게 어때

CLD (Commercial LEO Destinations) 2021 ~

2031년 퇴역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의 후계자는 NASA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만들 예정이다. 지구 저궤도는 민간기업에게 넘겨주고 NASA는 달 궤도 정거장 Lunar Gateway에 집중할 예정

파트너로 선정된 것은 Blue Origin, NanoRacks, Northrop Grumman. 이 밖에 기존 정거장을 위한 모듈 제작을 위탁받은 Axiom Space도 독자 우주정거장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 달에도 같이 갑시다

 

정부 주도의 과학탐구가 목적이었던 아폴로 미션과 달리, 아르테미스는 달 개척이 목표이며 정부뿐 아니라 다양한 민간기업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 발사체(SLS): ULA

■ 우주선(Orion): Northrop Grumman, Airbus

■ 착륙선(Starship): SpaceX

■ 수송 서비스: SpaceX 등

 

 

Takeaway 1 - 참고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NASA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물 주고 땅 고르며 추수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초지일관했다.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려면 카우보이도 사냥꾼도 필요하지만 뒤에서 든든하게 버티며 뒤를 받쳐 주는 보급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Takeaway 2 - 커플도 윈윈 관계가 아니면 100일 넘기기 어렵다

한쪽이 무조건 맞추고 희생하는 관계는 유지될 수 없다. 기업은 NASA의 과감하고도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우주를 향해 꿈을 펼칠 수 있었다. NASA는 기업들의 활약에 힘입어 '혁신의 전도사'라는 위상을 회복했으며 아낀 비용으로 20년 전에 접었던 심우주 탐사의 꿈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가려운 등을 서로 긁어줄 수 있는 지혜, 미국의 민관 우주협력을 벤치마킹하는 다른 나라들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서로 '이거 해줘'란 말만 하면 얼마 못 가서 '님'이 '남'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