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가자 화성으로: 원자력 우주선을 타고

seanny boy 2023. 1. 25. 20:31

NASA와 DARPA(우리로 치면 국방과학연구소)가 오는 3월에 원자력 우주선을 함께 개발할 파트너를 최종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DARPA는 지난 2021년에 General Atomics, Blue Origin, Lockheed Martin을 후보 업체로 선정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공식 프로그램 명칭은 DRACO(Demonstration Rocket for Agile Cislunar Operations)이며 목표는 2027년까지 성능을 실증하는 것

 

 

이처럼 원자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심우주를 탐사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 이름에 ‘달’을 붙여 놓기는 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중간 목표일 뿐이며 궁극적으로는 화성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

화성 탐사를 위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무엇일까? 한둘이 아니겠지만 가장 큰 제한 요소는 아마도 '시간'일 것이다

 

Factor 1... 26개월

(두 행성이 태양을 자전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화성 탐사선은 지구와 화성이 정렬해 있는 타이밍을 노려서 쏘아야 한다. 이 골든 타이밍이 돌아오는 주기는 약 26개월. 만일 발사체 오작동으로 타이밍을 놓치면 매우 골치 아파진다

이는 지구로의 복귀를 계획할 때도 마찬가지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풀어서 말하자면 '골든 타이밍에 맞춰 출발 → 화성 도착 → 미션 완료 → 다시 돌아온 골든 타이밍에 귀환선 출발' 순으로 모든 일정을 26개월 내 끝내야 한다는 것

 

Factor 2... 9개월

기존의 우주선으로 화성까지 가는 데에는 대략 6~9개월이 걸린다 (편의상 9개월로 통일). 당신이 화성에 가는 우주인이라고 가정해 보자... 9개월은 좁은 우주선에서 버티기에 너무나도 긴 시간이다. 이토록 긴 시간 동안 우주 자외선, 무중력에 노출되었을 때 인류의 몸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측이 어렵다

 

** 아폴로 11호 미션에 참여했던 우주인 '에드윈 올드린'이 최근 93세에 4번째 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지만 (나보다 훨씬 건강한 듯), 아폴로 미션은 총 8일 남짓에 불과했다. 화성에 다녀온 우주인들도 이렇게 팔팔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

 

Factor 3... 26 - (9x2) = 8개월

화성에 머물 수 있는 (또는 머물러야 하는) 시간은 8개월.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없이 버티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화성을 탐사하는 데 있어서 예상되는 대부분의 Challenge는 시간과 연관되어 있다. 화성까지 오고 가는 시간이 줄수록 리스크는 줄어들고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원자력 추진이다. 기존의 시스템보다 효율이 좋아 3~4개월 만에 화성에 당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Maybe! '26개월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발사 타이밍을 잡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원자력은 수송만이 아니라 화성 현지에서 쓸 에너지 공급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우주에서의 에너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태양광이지만 모래폭풍이 잦은 화성에서 그것만으로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어렵다. 개발 측은 우주선에 달고 간 원자로를 탐사 기지의 전력공급원으로 사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원자력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최근에는 단순 호불호를 넘어 신념의 문제가 된 듯한 느낌도 든다) 개발 초기인 만큼 안전성을 비롯하여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자국 영공을 원자로를 탑재한 로켓이 지나가는 문제를 국제적으로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쉽지 않은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우주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Something New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우리도 해외의 선도기술 개발 현황은 어떤지, 우리나라가 상대적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틈새 분야는 없을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