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우주인: 영광의 눈물과 고난의 피로 범벅이 된 왕관'

seanny boy 2023. 2. 7. 19:41

 

작년 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아르테미스 1호에 이어 2호는 유인 미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호가 로켓(SLS)과 우주선 성능 검증이 목표였다면 2호는 우주인들의 생명유지 시스템을 검증하는 것이 주목적. 4인 미션이며 2024년 5월 발사로 계획되어 있다 (분위기상 밀릴 가능성이 높지만 아무튼)

영화 프록시마 프로젝트를 봤다 (on 넷플릭스). 영화는 어린 딸을 혼자 키우는 사라가 우주 미션에 참여하기 위해 겪는 어려움을 그린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나 화려한 영상을 기대한다면 비추. 발사체가 하늘을 향해 오르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이 영화는 기존의 우주영화들과는 아예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독특함이 영화의 매력. 초반의 지루함을 이겨내면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 활로를 뚫으려고 몸부림치는 주인공에게 공감하게 된다. 우주인이 미션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우주에 대한 존경심만으로도 충분히 존중을 받을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게다가 주연이 에바 그린이다. 특수효과? 그런 거 필요 없다)

영화에서 사라가 이겨내야 하는 것은 중력만이 아니다. 각종 고된 훈련, 격리된 체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고독감, 좋건 싫건 운명을 함께 해야 하는 동료들과의 갈등, 여기에 싱글 맘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까지. 극 중 사라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리플리에 비하면 너무나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녀가 겪는 좌절과 불안이 더욱 공감이 간다 (“너는 요리를 잘하는 프랑스인이니까 우주에서 도움이 될 거야” 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아르테미스 2호와 함께 달을 항해하게 될 주인공은 누가 될까? 현재‘확정’된 것은 3명의 미국인과 1명의 캐나다인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것뿐이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다양한 인종, 성별이 참여하는 미션을 지향해 온 만큼 (근데 왜 국적은 다양하지 않은 거냐, Ang??) 여성이 최소한 1명 이상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1963년 최초의 여성 우주인(소련)이 등장한 이후 여성의 참여도는 꾸준히 증가했고 특히 21세기 들어 그 추세가 더욱 빨라졌지만 여전히 그 비율은 20% 수준으로 여전히 낮다. 우주도 그놈의 PC(Political Correctness) 타령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인간의 근력이 무력해지는 우주의 중력 환경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오직 누가 더 끈질기고 헌신적이며 담대한 사람이냐에 달렸을 뿐 (심지어는 과학적 지식도 Highest Priority는 아닌 모양이다, 우주인 지원을 위한 학위 요건은 ‘석사’다)

** 오히려 여성이 더 작은 우주복을 입을 수 있고 고립된 상황에서 더 잘 적응하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쪽도 제대로 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우주에선 남자도 여자도 똑같은 Earthling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 **

아르테미스는 공공 프로젝트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되살리는 것도 미션의 목적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NASA의 다양성 원칙도 PC가 아니라 SC(Strategically Clever: 내가 혼자 만든 말이다)로 읽힌다, 물론 선발 후 모두 똑같은 훈련을 거친다는 전제하에

NASA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아르테미스에 참여할 우주인 후보군, 일명 The Artemis Team 소개를 볼 수 있다. 과연 누가 인류의 달 귀환을 책임지는, 영광스럽지만 막중한 업무를 맡게 될까? 선발 결과가 기대된다

** What an irony, 매우 진보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아르테미스 미션이지만 정작 우주인 선발은 지극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진행되는 듯하다. 절차와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으며 심지어 NASA 총장도 정해진 결과를 전달받을 뿐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