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Green Space, 우주기술과 탄소배출

seanny boy 2023. 1. 1. 14:51

 

[기온도 양극화 시대, 폭염에 이어 이번엔 폭한]

 

올해는 여름도 겨울도 굉장히 힘든 한 해였다. 왠지 작년에도 그렇게 느꼈던 것 같은데…… 확실한 것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사계절이 사라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자 ‘더 늦게 전에 뭐든지 해야 한다’는 인식이 이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더 이상 지구 온난화 음모론을 (적어도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탄소 절감을 타겟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우주 기업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적극 합류하는 추세다.

 

[위성기술과 탄소중립]

 

최근 Inmarsat에서 공개한 보고서는 이미 위성 기술이 연간 15억 톤 규모의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2021년 한 해 동안 영국이 배출한 전체 탄소 배출량의 거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것만 가지고도 눈을 비비고 다시 보게 될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보고서는 여기서 나아가 한 술 더 뜬다. 만일 우리가 위성 기술을 물류/운송, 농작물 및 삼림 관리, 에너지 시스템 운영에 적극 활용하면 줄일 수 있는 연간 탄소 배출량이 무려 55억 톤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한 해에 미국이 배출하는 전체 탄소 배출량에 맞먹는 규모이며, 2030년까지의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달성해야 하는 총 탄소 배출 저감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참고로 이 수치에는 ‘지금보다 개선된 기술이 필요하다’는 단서가 달려 있지 않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꿈같은 일이 가능하다는 걸까? (위성을 팔아먹으려는) 세일즈 전략이 분명하다는 의심에 사로잡힌 채 보고서를 훑어보았다.

 

[기대되는 분야 별 활용도]

 

* 운송/물류 (항공, 선박, 열차, 자가용 등)

위성 내비게이션은 속도, 경로 최적화로 연료 사용을 줄이는 효과를 내어 결과적으로 연간 약 수억 톤에 달하는 탄소 절감 효과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 간 위성 데이터 교류가 활발해져, 지금보다 더욱 발달한 항로 최적화 시스템을 항공 및 선박에 적용하게 되면 그 효과는 훨씬 더 극대화될 것이다. 보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위성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UAM(Run by 전기), 드론 배송의 보편화도 기대되는 부분

 

* 산림 관리

매년 화재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무려 15억 톤, 인공지능과 지구관측 영상을 결합한 자동 방화 시스템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 스마트 농장

과다 사용해서 남는 비료, 농약은 처리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GPS와 연동하여 작황 관리를 자동화하면 기존 대비 약 20~40%가량 탄소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

 

* 전기, 난방

에너지 낭비를 실시간으로 디텍팅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 구현.

 

[감상]

 

보고서 속 각종 가정과 수식들은 솔직히 그 현실성을 반론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모든 경우에 '가장 완벽한 상황'을 적용해서 계산한 느낌.

 

하지만 그런 허술한 구석을 감안하더라도, 우주 기술이 우리 일상 속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활용도가 더 넓어질 것이란 점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최근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기 위한 우주의 역할’을 묻는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가장 많은 사람들(약 40%)이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꼽았다고 한다.

 

설령 이 보고서가 침소봉대한 구석이 있더라도, 이처럼 사람들의 확실한 위기의식이 있다면 5년, 10년 뒤에 '당연한 일상'이 되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다.

 

(만일 10년 전에 '우주정거장을 민간인이 짓는 날이 올 것'이라고 누가 나에게 말했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 같다. 하지만 인류의 잠재력과 내기를 해서 이기기에 내 상상력은 너무나 보잘것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