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그 무한한 잠재력'
우주를 향한 사업기회 중 가장 먼저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우주태양광이다.
우주태양광의 장점은 너무나 명확하다. 밤낮의 구분 없이 365일/24시간 동안 대기오염, 먼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온전히 태양광을 수집할 수 있다. 발전소를 세우기 위한 부지를 마련할 필요도 없으며, 전력 이동이 자유로워 필요한 지역에 즉각 공급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단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아래 후술)
사실 우주 태양광의 기본 개념은 1968년에 Peter Glazer 박사(미)가 이미 뼈대를 다 잡아 놓았고, 지금 논의되고 있는 메커니즘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단 경제성과 안전이라는 Critical 한 문제 때문에 방치되어 왔던 것. 그랬던 것이 기술의 발전(특히 발사체 비용 하락)에 힘입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가장 앞서있는 것은 (as always) 미국인데 지난 2020년에 10w 가량의 태양에너지를 지구에 전송하는데 성공하며 우주태양광 연구에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하게 된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일본, 유럽, 중국도 우주태양광 실험을 위한 소형위성 발사를 준비 중이다. 각각 How to는 상이하지만 2040~2050년대까지 우주태양광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구현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여기까지만 보면 우주태양광이야말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두 가지 난제, 기후위기와 에너지 고갈을 동시에 해결해 줄 마법의 열쇠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다들 목표를 2040년대로 잡은 것도 연구개발 리더들이 자기 은퇴하는 시점에 맞춰서 일정을 짜서 그렇다는 농담 같지 않은 농담이 있다)
당장 눈앞의 큰 문제는 비용이다.
1GW급 우주 태양광 발전을 위해 필요한 패널을 우주에 띄우는 발사 비용만 무려 000조 원에 달한다 (지상국 설치, 태양광 패널 제작 등 다른 모든 비용은 다 빼고!) 우주태양광이 현실성을 지니려면 지금보다 훠얼씬 더 발사 비용이 싸져야 한다.
지금 우주에 떠있는 국제우주정거정이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가장 비싼 건축물인데, 우주태양광이 현대문명의 에너지 수요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려면 이보다 더 큰 패널들을 여럿 띄워야 한다
패널을 어떻게 우주 공간에서 조립 및 수리할 것인지도 문제다.
축구장보다 큰 태양광 패널을 완성된 상태로 쏘아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으로 각 모듈을 우주에 올린 뒤 조립하는 방식이 되어야 하는데 그걸 우주인이 직접 할 수는 없다 (애초에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누가 그걸 지원하겠는가). 또한 고장이 나서 에너지 공급이 끊기기라도 하면 큰일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패널을 수리할 수 있는 정교한 로봇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우주쓰레기가 패널에 충돌이라도 한다면…대재앙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를 지구로 안전하게 전송하는 것이다 (효율적으로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둘째 문제).
지구로 쏘아 보낸 태양광 에너지로부터 인간과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수신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전송 경로에 있는 위성통신들이 교란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도 중요한 숙제. 태양광을 레이저로 전환해 무기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투명한 프로세스 마련도 필요하다.
'어려운 만큼 그 잠재력도 커'
이쯤 되면 이게 과연 가능할까 싶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안전하고 평화로운 우주태양광 이용을 위해서는 글로벌 공조가 필수이기 때문. 다들 우주태양광을 미래 에너지 패권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모습에서 이카루스가 떠오르는 건 지나친 상상일까.
조지 프리드먼은 저서 ‘100년 후’에서 미국이 우주태양광을 통해 에너지 헤게모니를 장악한 미래를 그린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주태양광이 인류 역사를 통째로 다루는 ‘What if 소설’을 쓰는 게 가능할 만큼 잠재력이 큰 에너지인 것은 분명하다. 다시 불붙은 우주태양광 연구가 또다시 흐지부지 해질지 아니면 지속가능한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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