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스마트폰, 위성에 꽂히다: 초공간 통신 선점을 위한 경쟁

seanny boy 2023. 3. 1. 22:34

 

스마트폰 속으로 우주가 들어오고 있다. 애플과 삼성이 모두 자사 최신 폰에 위성 메시지를 탑재했다. 아직은 문자 메시지 수준으로 한계가 명확하지만, 위성-스마트폰 직접통신 기술이 더욱 발달하면 기존의 지상 기지국의 보완재로 빠르게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최초로 위성-스마트폰 직접통신의 상용화를 시도한 것은 중국의 화웨이다. 화웨이는 자사 모델 메이트 50에 중국 베이더우 위성과 통신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후 간발의 차이로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친 애플이 합류했다. 미국 위성통신 회사인 글로벌스타의 저궤도 위성망을 이용한 단방향 SOS 메시지를 지원한다. 아이폰 14, 아이폰 14프로 모두 적용되며 (단 아직은 서비스 지역이 일부 국가로 한정되어 있어 우리나라에선 체험할 수 없다, come on) 최근 애플은 글로벌스타에게 약 3천억 원을 지원했는데, 이 돈은 위성 군집망을 개선 및 확대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데이터 품질 개선은 물론 노트북, 태블릿까지 연결될 것이란 추측도 떠돈다

 

모토로라도 정지궤도 위성 기반으로 애플과 성격이 많이 다르지만 서비스를 개시했다. 삼성도 갤럭시S23에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불발, 그러나 앞선 주자들을 능가하는 고속, 고용량 전송 능력을 구현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스페이스X도 스타링크를 T-Mobile 통신망에 연결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

 

사실 아직은 ‘연결망이 하나 더 생겼다’는 수준으로 기존의 통신망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요원하다. 위성 스마트폰은 안테나를 폰에 탑재될 정도로 작게 구현하는 것이 관건인데, 현재 기술로는 급할 때 간단한 메시지와 위치정보를 보내는 정도가 한계다. 출력도 문제여서 위성과 스마트폰이 안정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려면 지금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첫술에 배가 부르지 않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반도체, 안테나, 위성 등 요소기술들의 빠른 발전으로 위성 스마트폰의 가능성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다. 군집 통신위성망도 더욱 탄탄하게 (빡빡하게) 강화되고 있다

 

기존의 지상 통신망, 고속의 저궤도 통신위성, 용량이 우위인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통신망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가방 크기의 셋톱박스가 스마트폰에 담길 만큼 작아질 날도 언젠가, (아마도 곧) 현실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