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블루오리진과 4조 원 규모의 달 착륙선 개발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아르테미스 미션의 착륙시스템 사업 (HLS: Human Landing System)은 앞서 2021년에 선정된 스페이스X의 Starship과 블루오리진의 Blue Moon이 공존 & 경쟁하는 체제가 되었다. 진행 중인 사업들이 하나같이 지연되어 다소 침체된 느낌이었던 블루오리진에게 설욕전을 위한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잠잠했던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의 설전도 다시 불이 붙길 슬며시 기대해 본다)
2년 전의 패배 이후 블루오리진은 절치부심 설욕의 기회를 기다려왔다. Starship 대비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던 ‘재사용’ 기능이 추가된 것도 그중 하나. 이제 Blue Moon은 달 궤도를 돌다가 필요할 때마다 달 표면을 오가는, 단순한 착륙선이라기보단 쌍방향 우주특송 서비스를 지향한다. 궤도를 돌고 있는 Blue Moon에 사람과 물자를 공급하는 역할은 블루오리진의 재사용 발사체 New Glenn 발사체가 맡게 된다. 디테일에는 차이가 있지만 Starship도 ‘우주 급유’를 지향한다는 점에선 같다.
달 착륙 자체가 목표였던 아폴로 계획과 달리 아르테미스 계획은 ‘지속가능한 달 개발’을 꿈꾼다. 이를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Payload를 쏘아 올려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 이를 위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들은 크게 4가지가 있다.
첫째, 더 큰 발사체를 만든다. 문제는 무거워질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뛰는 발사체의 세계에서 무작정 크기만 키우는 것은 ‘지속가능치 않다’는 것. 현존하는 최대의 발사인 SLS (Space Launch System)은 한번 쏘는데 거의 3~4조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체를 만든다. 스페이스X의 팰컨 9을 4~5번 쏘면 SLS 만큼의 중량을 우주에 쏘아 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사용 기능 덕분에 그 비용은 SLS를 한 번 쏘는데 드는 비용의 1/10 정도에 불과하다.
셋째, 발사체를 우주에서 급유하는 방식이다. 꿈처럼 들리겠지만 소위 ‘우주 정거장’은 오래전부터 지속가능한 우주개발을 위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년 내 기술 시연을 목표로 하는 기업도 많다. 발사체가 그러했듯 이번에도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의 경쟁이 기술혁신을 앞당기는 효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곳곳에 주유소, 휴게소가 없는 세상에서 과연 자동차가 지금처럼 대중화될 수 있었을까? 시계를 더 뒤로 돌려 보면 고대 페르시아, 몽골 제국도 역참으로 제국 곳곳을 연결함으로써 군사적 팽창을 정치적 통합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 아예 우주에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있다. ISRU (In-Situ Resource Utilization)는 우주 현지의 자원을 이용해 물, 산소, 발사체 추진제를 만드는 기술 컨셉이다. 그때그때 비싼 발사비를 들일 필요 없이 아예 우주 현지에 새로운 Base를 차리는 셈.
얼마 전만 해도 먼 미래처럼 느껴졌을 이야기들이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이제 몇 년만 지나면 민간기업이 달 궤도 수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열린다. 이제 우리도 우주에 더 싸게, 쉽게, 자주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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