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이야기

코로나의 악몽: 항공업, 기사회생 가능할까

seanny boy 2023. 2. 17. 00:18

 

IATA(The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가 2022년 항공여행 시장 결산을 발표했다. 결과는 매우 고무적, 코로나로부터의 일상 회복에 힘입어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RPK (Revenue Passenger Kilometers: 1 RPK는 여객 1명을 1km 운송한 것을 말한다) 기준 2022년은 2021년 대비 무려 65%나 증가해 2019년의 69% 규모로 회복되었다

 

특히 타격이 컸던 국제선이 전년 대비 153%나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 영향이 적었던 국내선도 11% 성장, 코로나 직전 대비 80% 수준까지 회복해 ‘역병’의 상처를 거의 다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단 지역별로는 다소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선은 다른 지역보다 규제를 빨리 푼 북미(+130%), 유럽(+132%) 보다 아시아(+363%)의 성장세가 눈에 띌 정도로 컸다. 가장 성장세가 더뎠던 것은 아프리카(+89%)로 규제 완화 별개로 관광객들의 심리적 저항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간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났던 것은 국내선 영역. 모든 지역이 두 자릿수가 넘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간신히 기존 수준을 유지한 유럽(+5%),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한 아시아(-9%)가 눈길을 끈다. 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물가, 후자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것

 

민수항공 역사 이래 코로나는 단연코 가장 강력한 재앙이었다. 코로나로 전 세계의 국경이 잠기자 전 세계의 항공 수요는 하루아침에 40% 수준으로 축소되어 1999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냉전이 갈라놓은 하늘길이 열리고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20여 연간 키워온 파이를 하루아침에 날려버린 것. 이에 비하면 과거에 ‘재앙’이라고 불렸던 모든 사건들은 그저 ‘한 템포 숨 고르기’ 정도에 불과하다. 70년대 오일쇼크, 90년대 걸프전쟁, 21세기의 9/11 테러와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도 기껏해야 정체 내지 10% 내외의 감소율을 보였을 뿐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은 언제일까? 조사 기관에 따라 전망은 각각 상이하지만 ‘Quite soon’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IATA는 2024년, WEF는 2025년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역시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는 중국. 2019년 전 세계 항공시장에서 10%를 차지하던 중국 국내선의 비중은 방역 여파로 6% 수준까지 위축된 상태다

 

하지만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금리發 경기불황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이다. 당장 안정되어 보이는 유가도 어떻게 전개될지 장담할 수 없다. 뭣보다도 세계가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 불안요소, 우크라이나에 못지않은 폭발력을 내재한 위기도 곳곳에 널려 있다

 

코로나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는 것. 중국의 리오픈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만큼 우선은 지켜봐야 할 때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