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58

누리호 3번째 발사: 한 번 더(X) 새로운 출발(O)

누리호의 3번째 발사 일정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작년 발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태우고 갈 ‘승객’을 꼽고 싶다 ​ 발사체 성능 검증이 목표였던 1차, 2차 발사 때는 각각 더미위성, 성능검증위성들이 실렸다. 하지만 이번에 실리는 위성들은 실제로 지구궤도를 돌면서 구체적인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 현재 누리호 탑승권을 들고 출격을 기다리는 위성은 총 8기 ​ ▪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만든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 ​ 각종 우주기술을 실제 우주환경 속에서 검증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2018년에 SpaceX 로켓으로 쏜 1호기와 달리 2호기는 우리 발사체로 ​ ▪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 총 4기 ​ 우주 기상 관측용 소형위성이다. 진작에 쏘아 올릴 예..

Boeing의 2023년 인력 계획: 기술진은 늘리고 관리자는 줄이고

'서양은 직선사관으로 역사를 읽는다. 그 속에서 인류는 완벽한 세상이란 종착지를 향해 달려간다. 반면 동양은 역사가 반복된다는 순환사관을 믿는다, “나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반드시 나누어진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삼국지처럼' ​ Boeing이 2023년 새해에 1만 명을 추가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작년 수준(2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리해고 움직임이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와중에 들려온 소식이라 눈에 띈다. 함께 지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MS가 1만 명을 해고할 계획을 공개한 직후라 더욱 그렇다 ​ * 한때 16만 명이 넘는 인력을 고용했던 Boeing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14만 명까지 그 규모가 줄었는데 작년에 공격적으로 조직을 키워 기존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

Blue Origin의 패자부활전: NASA와 화성 탐사 협력

​ ‘…일본 헤이안 시대, 요시나카는 일본의 통치권을 둘러싼 경쟁에서 선두에 있었지만 급하게 교토를 차지했다가 주변의 적들에게 고립되었다. 결국 승리한 것은 먼저 교토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요시나카와 적대한 귀족들과 연합해 세를 불리며 때를 기다린 요리토모…’ ​ 지난 2월 9일, NASA는 Blue Origin이 개발하고 있는 New Glenn 로켓을 이용해 화성 탐사 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밝혔다, 발사 시점은 2024년 말. 쏘아 올려진 위성들은 약 1년의 여행 끝에 화성에 도착, 그 주위를 돌며 다양한 관측 미션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New Glenn의 개발이 늦어져 다소 세간의 관심에서 밀려난 듯했던 Blue Origin에게 NASA가 신뢰를 보여준 것 ​ 지난 2022년에 NASA는 VAD..

중국의 스파이 풍선과 스푸트니크 쇼크

​ 1957년 10월,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발사에 성공한다 ​ 비록 이 위성은 3개월 남짓의 짧은 수명 끝에 소멸되었지만 그 여파는 어마어마했다. 일명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하는 이 사건을 우리는 우주시대의 첫 페이지로 기억한다 ​ 당시 미국인들은 소련을 자기들보다 한 두수 아래로 여겼고 실제로도 미국의 국력은 소련을 압도했다 (미국은 GDP와 국방비 모두 소련을 2배 가깝게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소련이 하루아침에 ‘물량에만 의존하는 후진국’에서 ‘첨단 과학국가이자 인류의 미래를 여는 첨병’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 인류 역사를 통틀어 돌이켜 보아도 이만큼 효과가 컸던 마케팅 이벤트는 많지 않다. 초강대국은 하드파워에 소프트파워가 더해져 완성된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

SpaceX의 Starship(스타쉽)이 온다: 운명의 여신은 용감한 자의 편이다

'게임체인저가 온다' ​ 2월 9일, Space X의 Starship이 발사 테스트(SFT: Static Fire Test)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21년에 준궤도 비행 테스트를 마친 Starship에게 이제 남은 것은 본격적인 첫 궤도 발사. 정확한 D-Day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3월 발사가 유력하다 Starship은 우주개발사에 한 획을 그을 게임체인저로 모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송 능력과 추력 모두 역대 최고인 것은 물론, 최초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재사용 가능해 같은 회사의 Falcon도 아득히 초월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SpaceX의 'Falcon 9'과 'Falcon Heavy' 그리고 Starship과 자주 비교되곤 하는 ULA의 'SLS'를..

'우주인: 영광의 눈물과 고난의 피로 범벅이 된 왕관'

작년 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아르테미스 1호에 이어 2호는 유인 미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호가 로켓(SLS)과 우주선 성능 검증이 목표였다면 2호는 우주인들의 생명유지 시스템을 검증하는 것이 주목적. 4인 미션이며 2024년 5월 발사로 계획되어 있다 (분위기상 밀릴 가능성이 높지만 아무튼) ​ 영화 프록시마 프로젝트를 봤다 (on 넷플릭스). 영화는 어린 딸을 혼자 키우는 사라가 우주 미션에 참여하기 위해 겪는 어려움을 그린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나 화려한 영상을 기대한다면 비추. 발사체가 하늘을 향해 오르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이 영화는 기존의 우주영화들과는 아예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 하지만 바로 그러한 독특함이 영화의 매력. 초반의 지루함을 이겨내면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 활로를 뚫으려고 몸부..

공기가 필요 없는 우주 타이어, 지구에서도 팝니다

‘티타늄처럼 튼튼하고 고무처럼 탄력 있는 (…robust like titanium and elastic like rubber…)‘ ​ 지난 1월에 성황리에 끝난 CES 2023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 언론에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아이템이 있다, 바로 공기 없는 타이어 ​ ** 확실히 우주는 아직 우리나라에선 '주류'가 아닌 것 같다. 국내의 반응만 놓고 보면 메타버스 >>>>>> 우주 ** ​ NASA는 1967년부터 행성 탐사를 위한 타이어 기술을 연구해 왔다. 아폴로 미션을 통해 ‘지구의 타이어’로는 우주의 극한 환경을 마음대로 누빌 수 없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 다양한 시도 끝에 METL이라는 이름의 형상기억금속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형상이 변해도 원래 모양을 기억해 돌아오는 특성..

북한에도 우주청이...

북한에도 우주개발을 책임지는 기구가 있다. 국가우주개발국이라고 부르는데 영어 이름은 National Aerospace Development Administration, 줄여서 NADA (‘나다’ 라고 읽더라) 뭐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평화적인 우주개발을 위한 기구라는 북한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 ... 사진은 합성이 아니라 실제로 팔고 있는 옷, 대놓고 따라한 것이 매력 포인트인가 ...

일본의 H-3, 그리고 우리의 차세대발사체(이름은?)

일본의 JAXA가 미쓰비시 중공업 (이하 MHI)와 함께 개발한 차세대발사체 H-3가 2월 12일 발사를 앞두고 있다 ​ Stage.1: 기술자립 ​ 일본은 1986년에 미국의 도움을 받아 H-1 로켓을 개발했고, 곧바로 국산 발사체 H-2 개발에 착수, 1994년에 우주 자립의 꿈을 이뤘다 ​ Stage.2: 신뢰성과 활용성 ​ 이후 일본은 우주를 연구를 넘어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한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기 시작했다. 우선 ISAS (고체 발사체), NASDA (액체 발사체), NAL (항공)에 나뉘어 있던 우주 역량을 한 곳에 모아 JAXA를 만들었다 ​ JAXA는 H-2를 개량한 H-2A를 개발하면서 민간기업인 MHI의 역할을 순차적으로 확대, 주요 기술을 이전했다. 지금은 MHI가 발사체 제..

아리랑 6호... 러시아를 대신할 발사체로 유럽 베가C 선택

'後 출사표' ​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6호가 올 4분기 중 유럽의 베가C 발사체를 이용해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정부가 밝혔다 ​ 아리랑 6호는 기상 상태와 관계없이 레이더로 지상 촬영이 가능한 SAR 위성이다. 5호를 능가하는 높은 해상도(0.5m)로 성능이 업그레이드됐다 ​ '올해는 반드시' ​ 아리랑 6호가 걸어온 길은 정말 멀고도 험난했다. 해외부품의 납기 지연, 코로나로 인한 작업차질,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발사 지연까지. 애초에 계획했던 2019년 미션 투입보다 여러 해가 밀렸다 ​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체입찰을 거쳐 베가C를 대체발사체로 선정했지만 그 베가 C는 작년 12월 오작동으로 공중 폭파를 겪은 뒤 아직 추적점검 중이다. 믿음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