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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긴 위기와 기회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주에 미친 영향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에서 우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러시아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양대 주주이자 SpaceX에게 밀리기 전까지 세계 발사체 시장을 석권했던 나라, 그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전도 양면이 있듯이 우크라이나 전쟁도 우주산업에 시련의 혹한과 새로운 기회라는 훈풍을 함께 몰고 왔다, 이제는 앞으로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중요. Supply Chain Disrupted 전 세계가 '미국'과 '러시아-중국'을 두 축으로 헤쳐 모이는 중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말 그대로 한 순간에 진행되는 바람에 러시아 (그리고 종종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우주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가 빠져버린 상황을 감안한 플랜 B가 없었다는 ..

우주항공청: 이름에는 철학이 담긴다

대만이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의 네이밍을 NSPO (National Space Program Office)에서 TASA (Taiwan Space Agency)로 최근 바꾸었다 ​ 그냥 이름 바꾼 것 아니야? 싶었는데 내실도 변화가 많은 모양 * (우리로 치면) 연구재단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로 승격 * 인력을 기존의 200여 명에서 500여 명으로 증원 * 외부 우수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처우 개선 * 다양한 범부처 활동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 부여 ​ 대략 우리와 비슷한 고민 끝에 비슷한 결론을 내린 듯하다 관계자는 영어 이름을 TASA라고 고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국식 표현은 그대로라고) '우주는 국제협력이 중요하며 다들 우리가 타이완에서 왔다는 것을 이름만 보고도 알 수 있어야 하..

아마존도 쏜다, 우주인터넷: 우주가 돈 낭비라는 착각... 버려야 한다

'아마존도 쏜다' ​ 아마존이 올 1월 중으로 우주인터넷 ‘카이퍼 프로젝트’를 위한 위성 2기를 쏘아 올릴 예정이다. 위성을 업고 갈 로켓은 ULA의 Vulcan Centaur (첫 비행이다). 마음 같아선 형제인 Blue Origin의 로켓을 쓰고 싶었겠지만 New Glenn의 완성을 기다릴 수 없어서 선택한 차선책. ​ 하지만 Vulcan Centaur에 Blue Origin이 만든 BE-4 엔진이 장착되니 여전히 그 의의는 크다, 엔진-발사체-위성 모두 최초 시도라는 (괜찮은 거 맞지?) ​ '3등은 기억해 주지 않아' ​ 선두주자들에게 묻혀버린 감이 크지만, Blue Origin은 오랫동안 우주인터넷 구축을 준비해 왔다. 2019년에 계획을 발표한 뒤 곧바로 사업에 착수, 2020년에 미국 연방통..

우주 쓰레기 문제: 한국도 우주 무기(X), 지속가능한 우주개발(O)에 함께 한다

우주쓰레기는 기능을 상실한 우주 인공 물체를 총칭하는 표현이다(E.g. 분리 후 버려진 로켓 부스터, 수명이 다한 위성 등). 우주쓰레기가 무서운 이유로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 ​ 첫째로 파괴력. 초속 8km에 달하는 무서운 속도로 자전하기 때문에 손톱만 한 크기도 충돌하면 수류탄 급의 파괴력을 낼 수 있다. ​ 둘째로 증식력. 부딪칠 때마다 파편이 늘어나면서 무한 자가 증식한다 ​ 마지막으로 추적이 안된다는 것, 현재 인류가 추적 중인 우주 쓰레기는 약 3만 개에 불과한데 과학자들은 최소 3억 개 이상의 쓰레기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78년 NASA의 과학자 케슬러가 주장한 소위 ‘케슬러 신드룸’이라는 이론이 있다. 인류의 우주 활동이 늘어나면 우주쓰레기도 기하급수적으로 ..

2032년 달 착륙 프로젝트: 우리 발사체, 우리 탐사선으로

작년 12월 말(정확히는 27일), 달 궤도에 안착한 다누리는 지금도 열심히 달을 돌면서 관측 미션을 수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의 달 미션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후속 미션으로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이 기획 단계에 있다. 달 궤도선 (2016~2022) vs 달 착륙선 (2024~2033) ​​ ■ 총 사업비: 21백억 원 vs 63백억 원​ ■ 미션: ‘달을 궤도에서 관찰’ vs ‘달 표면에 내려 탐사’ ■ 로켓: ‘스페이스X의 팰컨 9을 사용’ vs ‘누리호 다음 모델로 개발 예정인 국산 발사체를 사용’ 누리호로 확보한 자력 발사체 역량을 독자적인 우주 탐사 역량으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 따라서 달 착륙선은 최근 예타를 통과한 차세대발사체와 한 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달 착륙선의 개발 일정(~..

우주산업: 할 일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

오는 2월, 대통령 주재로 1차 인재양성 전략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 교육과 산업 현장의 미스매치가 심각하니 범부처 인재양성 사업을 활성화해서 해결해 보자는 취지. 처음에 계기가 된 것은 반도체였고 이후 바이오헬스, 환경과 에너지, 우주와 항공, 첨단소재가 핵심분야로 추가되었다. ‘전 부처의 산업부화’라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교육부도 현장형 인재 공급을 강조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접근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자주적 생활능력을 배양’하는 것도 교육의 목표 중 하나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요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사회 수요에 부합하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 ** 물론 납기와 할당량을 정해 놓고 양산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 물을 더 준다고 싹이 빨리 ..

대한민국 하늘을 지킨다: KF-21 보라매 3호기 비행 성공

[3번이면 우연이 아니라 실력이다] 우리 기술로 만든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제 3호기가 1월 5일에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에 처음 공개된 1호기, 11월에 공개된 2호기에 이어 3호기도 첫 비행에 성공한 것. 물론 초기 비행으로 모든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다. 각종 작전 상황을 감안한 성능시험까지 잘 마쳐야 비로소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도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을 연달아 성공했다면? 아직도 사업 성공까지는 아득해 보이지만, 우리끼리 소박하게 자축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 1차 목표: 개발 완료, 2차 목표: 실전 배치, 3차 목표: 수출, 그리고 성능개량 5세대 가즈아!! ** [길고 험난했던 KF-21의 역사] KF-21은 세계에서 8번째..

세상 이야기 2023.01.07

항공과 우주: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80년 전으로 시계를 감아 1941년으로 돌아가 보자, ​ 해외여행은 ‘새로운 짜릿함’을 원하는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미국 땅을 횡단해 LA와 보스턴을 오가는데 드는 객단가는 (비교 편의를 위해 모든 비용은 2019 USD로 환산) 4,540 달러였다. 이는 2015년의 480 달러에 비해 거의 10배에 달하는 비용이다. ​ 티켓만 저렴해진 것이 아니다. 시간은 곧 금이라고 했던가? 당신이 비행기로 미국을 횡단하려면 16시간이라는 길고 지루한 시간을 버텨야 한다. 항공기 주유와 정비를 위해 무려 12번이나 도중하차해 대기하는 시간은 빼고! (입에 맞지 않을 순 있겠지만) 밥 먹고 기내 영화 2편 보면 원스톱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지금에 비하면 매우 길고 힘든 여정이다. ​ 기술이 가장 큰 문제였..

Fastest Car in Space: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콜라보

2018년 2월, 일론 머스크는 초도비행을 앞둔 팰컨 헤비에 실을 화물로 테슬라의 로드스타를 선택했다. 본인이 차던 차량이라고 하는데 그 진위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그냥 차만 띄운 것이 아니라 Starman이라고 이름을 붙인 마네킹을 태웠다.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 우주복을 입혔고, ‘Space Oddity’와 ‘Life on Mars’를 무한반복으로 틀어 놓은 뒤 먼 길 가다가 심심하면 읽으라고 SF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챙겨주는 섬세함까지. 일론 머스크처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사람도 드물지만, 그가 이슈 마케팅의 천재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Starman의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든 돈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용 대비 효용’ 기준 역사상 이..

스페이스X, You've done it again

[스페이스X, You've done it again] 스페이스X가 또 한 번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총 7.5억 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하였다. 이로써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도 1,370억 달러로 고점을 갱신했다. 우주항공 산업의 터줏대감인 Lockheed Martin (1,272억 달러), Boeing(1,213억 달러)를 능가하는 규모다. (그리 길지 않은) 내 생애를 돌이켜 보았을 때, 기업이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넘어 시대정신 그 자체가 된 적이 딱 3번 있었던 것 같다. - Microsoft, PC 시대의 상징 - Apple, 모바일 시대의 상징 - 그리고 이제 Space X, 우주 시대의 상징 우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스페이스X는 알고 있다. 간지 나는 네이밍, 언제 봐도 황홀한 팰컨 9의 ..